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실화(實話)다. 미국 북동부에서 명문대학교인 'Ivy-League' 8개 대학교는 Harvard, Yale, Cornell, Columbia, Dartmouth, Brown, Princeton, Pennsylvania를 꼽는다. 아이비리그라는 용어 자체는 1930년대에 이 학교들을 지칭하기 위해 처음 사용되었고, 그 이후로 학문적 우수성과 명성의 동의어가 되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이 대학교들의 건물이 담쟁이(Ivy)로 덮여 있는 모습으로 인해 '아이비'리그(담쟁이 연맹이란 뜻)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1800년대 중반 어느 날, 'Ivy-League' 8개 대학교 중 으뜸으로 꼽는 메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소재한 Harvard University(1636년 개교) 정문을 허름한 옷차림의 노부부가 들어서려는데 경비원이 막아섰다.
"여기는 왜 들어가려 합니까?" 경비원의 물음에 노부부는 "하버드대학교 총장님을 만나러 왔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아니 총장님이 당신의 이웃집 사람이요? 총장님처럼 높은 분이 당신들을 만날 시간이 어디 있겠소?"라고 비웃으며 경비원이 노부부를 정문 밖으로 몰아냈다. 경비원의 태도가 불쾌했지만, 노부부는 참으면서 경비원에게 물었다. "이만한 대학을 설립하려면 돈이 얼마나 듭니까?" 그러자 경비원은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댁들이 그건 왜 묻는 거요? 어서 나가기나 해요"라면 화를 버럭 냈다. 노부부는 아무 말없이 발길을 돌렸다.
사실 이 노부부는 캘리포니아에서 금광과 철도 사업을 하는 엄청난 재력가였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미국 상원의원을 지낸 인물이었다. 그런데 외아들이 15살에 장티푸스 질병에 걸려 사망하자 전 재산을 교육 사업에 헌납하기로 마음먹고 하버드대학교 총장을 만나서 상의하려고 방문했던 것이다.
하버드대학교 경비원에게 쫓겨난 노부부는 5년 후 캘리포니아주에 자기 이름(Stanford)을 붙인 대학교를 세웠다. 이 학교가 바로 명문 '스탠퍼스 대학교(Stanford University)이다.
이런 사정을 뒤늦게 전해 들은 하버드대학교 총장은 잘못을 반성하며 정문에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라는 글을 내 걸었다. "책 표지만 보고 책속의 내용을 예단하지 말라"는 뜻이다. 미국인이나 서양인은 사람의 외모를 책 표지로 비유한다.
즉, 사람을 외모로만 판단하면 안된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거다.
그래서, 찾아 보았다. 하버드 정문 사진을 구글링해 보았다. 음, Don't judge~~라는 문구는 찾지 못하고 그림과 같은 구절이 있다고 한다.
아마도 어딘가에 써 있을 저 문구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라는 문구가 하버드 정문에는 새겨져 있지 않다. 위의 내용들이 우리나라 여러 블로그에서 인용되어 퍼져 있다. 쉽게 검색이 될 정도로 말이다.
이런 경우가 흔하다. 정주영 회장님이 한 말이다. 이병철 회장님이 한 말이다. 이건희 회장님 말이다. 뭐 다 이렇게 설화나 교훈적인 이야기를 주장할 경우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대부분 사실 확인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거의 지어낸 말, 즉 뻥일 확률이 높다. 교훈적인 이야기들은 크게 사회적 영향을 크게 끼치지 않기에 상관없다. 다만 악의적인 인용들이 거짓인 경우를 난 경계 한다.
내가 만나 사기꾼들의 특징은 그렇다. 경제를 논하려면 빠질 수 없는 삼성이야기, 현대이야기. 마치 본인이 본 것처럼, 했던 것처럼 늘어놓는다. 진실이 아닌 줄 알지만 이 말에 혹해서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내가 보고 느끼고 만져보지 않는 이상, 믿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절실한 누군가는 미혹하는 말들에 넘어가게 되어있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누군가는 좋은 뜻으로 한 말이지만, 누군가는 사람을 속이기 위해 미혹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하고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사기당하는 게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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