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아이들의 세대를 보면 초등학교는 시험이 없어지고, 중학교에도 자유학기가 도입되어 아이들의 공부에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추후 이야기할 다양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세대로의 시프트(Shift)가 이루어지는 시대인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는 세대는 바로 386세대이다. 그렇게 따지면 나는 297세대정도 되는 가보다. 이제 69년생 형님들 세대가 50대로 접어들었으니 70년대생들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도 동시대를 살아감은 분명하다. 이 386세대에서는 유독 개천에 용이 난 경우가 많았다. 현 정부의 실세도 386세대로 채워졌다. 요즘 말로 흙수저가 금수저로 신분이동이 가능했던 교육시스템이었다. 많은 학생들 중에 총명한 머리를 가진 아이들을 배출해 사회를 끌어가는 엘리트 교육이 주도되었기 때문이였다. 사법시험 제도는 이미 사라졌고, 법조인이 되기 위해선 로스쿨에 진학해야 하며 사교육의 심화로 독학으로 부유층을 따라잡는 것은 어려워졌다. 소위 스펙 경쟁 시대가 되면서 공부만 잘한다고 대학을 잘 가는 시대도 지나간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처럼, 빈가 농민으로 태어나 유엔 사무총장까지 지낸 반기문 전 사무총장처럼 흙수저가 금수저가 될 수 있는 대한민국을 작게나마 소망해 본다.
88 올림픽이후 급격하게 경제가 부흥이 되면서 많은 학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소위 뺑뺑이(무작위 추첨)로 처음 생긴 학교에 배정을 받게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은 학력고사를 향한 수업의 연장이였다. 교복 자율화의 수혜 학년이었던 나는 중.고교시절 한번도 교복을 입은 적이 없다. 하지만 학교는 교련수업이 있었다. 체육시간과 별도로 있는 교련 수업은 교련복과 베레모를 쓰고 군사훈련을 받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군인이 될 줄 알았다. 교련복을 입은 내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제식훈련과 총검술을 고등학생에게 3년동안이나 가르치다니 아직 군사정권의 잔재가 남아 있었던 것이었다. 1993년 고교군사훈련을 폐지하고 안전교육위주로 개편되었다. 지금와서 보니 교련선생님들은 예비역 중위의 꿈의 직장으로 근무하셨던 것이었다. 교련을 실시한 배경이 특이하다. 1968년 북한 특수부대원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하려다 1명을 제외하고 전원 사살된 이른바 김신조 사건이 터진 이듬해인 1969년 신설되었다고 한다. 교육은 정권과 너무나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이다. 교육이 백년지대계임에도 아직도 대학입시는 정권에 따라 쥐락펴락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386세대가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에 투신하던 치열한 세대의 끝자락에서 입학한 대학은 처음으로 민간정부가 들어서려고 하고 있었다. 이념과 사상을 뛰어 넘는 일들은 구소련의 몰락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시기였다. 92학번 이였던 나는 선배들의 업적을 들으며 1, 2학년을 보냈다. 부모님이 노동자이셨던 어린시절의 기억때문인지, 어디선가 들리던 노동자가 대통령이 되는 시대를 꿈꾸어 보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사회 계층의 이동이 가능했었던 시기였다. 사법고시가 살아 있었고, 그 외 변리사나 행정직 공무원, 외무고시등에 도전해 합격한 선배들의 플랭카드가 곳곳에 나부끼고 있었다. 그저 평범한 대학에 들어간 나는 대한민국 사회의 주류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평범하고 보통인 아버지가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것임에 분명하다. 국민이 주인되는 나라에서 정의와 평등이 실현되는 나라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버지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한다. 그 힘은 바로 개천에서 용 날 수 있는 교육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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