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인생38 아버지의 첫 슬기로운 직장생활 이야기(2) 첫 회식자리에서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내 자리 TO는 갓입사한 신입사원의 회식자리 때문에 났었다고 말이다. 대한민국 회식문화는 비교적 수직강압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물론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당시만해도 신입사원 회식을 하게 되면 큰 냉면 사발에 소주를 가득채우고 동기들끼리 돌려가며 사발을 비우는 식을 거행했다고 한다. 그 사발식이 있고 난 후 내 전임사원의 어머니가 다음 날 전화해서 그런 회사에 우리 아들 못 보낸다는 한 통으로 내 TO가 생겼던 것이다. 일종의 수시모집으로 입사를 한 셈이였다. 첫 회식자리에는 부서전체 회식이므로 긴장감이 흘렀다. 30명정도 되는 부서원이 부장님 지시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던 회식자리였다. 동기들도다 두 살이 많았던 나는 지금 생각해 보면 왠지 슬빵(‘슬기로운 .. 2023. 12. 8. 아버지의 첫 슬기로운 직장생활 이야기(1) 얼마전 재미있게 시청한 TV프로그램 중 슬기로운 감방생활이라는 드라마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주인공인 슈퍼스타 야구선수 김제혁이 있다. 수많은 구단들은 국내 최고의 마무리투수인 그를 잡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배팅중이다. 모두의 영웅에서 범죄자 신세로 전락한 추락한 슈퍼스타의 교도소 적응기이자, 최악의 환경에서 재기를 위해 노력하는 부활기이며, 교도소라는 또 다른 사회에서 살아가는 성장기이다. 3평 남짓한 공간에서 생활하며 속이 휜히 들여다 보이는 화장실에서 볼 일을 봐야 하고, 서로를 부르는 이름이 없으며, 나이와 직위, 그리고 자유가 없다. 이름 대신 수용번호를 부르고, 사회에서 어떤 위치였든 모두 푸른색 죄수복을 입는다. 처음 시작부터 감정이입되어 차가운 창살과 높은 담장 안에 갇혀 무엇을 .. 2023. 12. 7. 아버지 연습, 이제 우리는 가족이야(2) 첫아이를 맞이하고는 가족이라는 느낌이 없었다. 둘째가 태어나니 이제 우리는 가족이구나라는 감정이 생겼다. 나만 느낀 것일 수 있겠지만, 그것에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이다. 한 명과 두 명의 체감은 사뭇 차이가 난다. 우선 챙겨야 할 일이 두배로 늘어난다. 가야할 곳도 두배로 늘어난다. 똑같이 사랑을 나눠주는 기술도 필요하다. 가족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다. 부모.자식.부부등의 관계로 맺어져 한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이다. 이 공동체도 여러 가지 의미로 나뉘어진다. 단순한 거주의 공동체가 아니라 애정의 공동체가 더 정확한 말일 것이다. 예전 대가족 중심의 사회에서 핵가족 생활로 공동체가 변화되기도 하였다. 처음 결혼을 하고 큰아이가 생겼을 때 우리는 대가족 생활을 하였다. 돈 많은 건물주가 아닌 이상,.. 2023. 12. 6. 아버지 연습, 이제 우리는 가족이야(1) 세상만사 모든 일을 태어날 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연습과 훈련만이 익숙하게 또는 잘하게 해 줄 것이다. 자식을 낳는 것으로 아버지라는 이름을 얻을 뿐, 어디서도 아버지 노릇을 배우고 연습한 적은 없다. 그저 자신의 성장에서 지켜본 아버지의 모습을 어렴풋이나마 따라할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가난하고 서러운 시대를 살아온 내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고독한 희생을 감내했다. 그래서 소통보다 권위에, 표현보다는 침묵에 능숙한, 그림자 같은 존재가 아버지였다. 모기관에서 조사한 ‘아버지 지수’를 보면 전체 응답자 중 27%는 무늬만 아버지일 뿐이고, 45%는 노력이 많이 필요한 아버지라고 한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다르지 않다. 미국 여대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아버지를 닮은 남성을 배우자로 선택하지 않겠.. 2023. 12. 5. 아버지란 무엇인가(3) 큰 딸에 이어 딸 쌍둥이가 찾아와 아이 셋의 아빠가 된 처남은 늘 퇴근 후에 월요일마다 술을 한잔씩 하며 나한테 즐거운 음악을 보내주곤 한다. 어느 날, 처남의 한마디 “우리 아버지는 평생을 직업이 없으셨는데, 저는 10년 넘게 회사생활을 하고 있어요! 매형!” “그렇게 열심히 가족을 위해 일하고 있는데 집에 오면 아이도 봐야하고 집안 일도 도와야 해요 ㅜㅜ” 힘들다는 얼굴 빛이 역력했다. 내가 말했다. “처남, 집안 일은 아내를 도와 주는게 아니고 같이 살고 있는 내 공간을 같이 가꾸는 거야~” “그래도 저는 경제권이 있자나요, 좀 해주면 안 되나요?” “할 수 있지, 당연히 할 수 있지! 관점을 바꾸면 처남댁도 처남한테 많이 희생하고 있는 걸 알 거야~” 무슨 옛 성인같은 말을 남겼다. 내가 집안 일.. 2023. 12. 4. 아버지란 무엇인가(2) 이 시기는 과도기적인 시기였다. 페미니즘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점점 여성의 인권이 신장되어 가는 시기인 것이다. 가끔 그 싸움의 승자가 어머니이기도 했다. 힘으로는 이길 수 없었던 어머님은 무기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 내 아버지의 세대는 정말 혼돈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리고 이시대의 아버지들은 건강관리라는 개념이 없어,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은 당연한 시기였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음주, 흡연은 내 아버지 세대의 수명을 단축시키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주변에 어릴적 아버지를 여윈 친구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약해지면 안되고 울 수도 없었던 존재였던 것이다. 1980년대를 지나면서 나와 같이 70년대생 아이가 아버지가 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뀜을 알 수 있다. 지.. 2023. 12. 2. 이전 1 2 3 4 5 ··· 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