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차는 1996년 슈퍼티코이다.
94년도에 운전면허를 따고 군에 입대했다.
의경으로 입대해서 방범순찰대 생활 1년을 하고, 운전대기실에 발령받았었다.
병장 때까지 서장님 차를 운전하는 운전병이었다. 아, 의경이니 수경 때까지다.
군에서 운전을 배웠다. 스틱 자동차를 오토처럼 몰아야 했다.
의도치 않게 서장님을 깽깽발로 차를 타게 만들었던 웃픈 기억들도 있었다.
군대생활은 각설하고, 운전병으로 제대하고 보니 20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걸어 다니는 게 불편했다.
당시 살던 곳은 부천 춘의동이었다. 춘의동에서 도당동까지 어머니 직장에 모셔다 드리기 위해 차를 구입했다.
바로 티코, 중에 슈퍼 티코이다.
나의 첫차, 슈퍼티코!!
물론 군대에서 서장님 차를 몰 때는 프린스도 몰았었고 엑센트, 프레스토, 1,5톤 트럭 등 다양한 경험이 있었다.
당시 나는 학생이였고 어머니가 공장일을 다니시던 때라 차가 있었던게 사치였었다.
슈퍼 티코에 우리 큰아들이 돌도 되기 전에 태우고 다니며 밤마다 칭얼대는 아들을 재우곤 했다.
큰아들이 잠을 안 자고 칭얼대기 일쑤였다. 해결책은 차만 타면 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린 나이인 나와 아내는 밤 10시가 넘게 차를 몰고 거리를 배회하곤 했었다.
슈퍼티코를 몰고 인천에서 수원까지 통학을 하던 시기가 있었다.
과 친구, 후배 5명을 태우고 교정을 누비던 기억이 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작은 차에서 건장한 청년 6명이 내리기라도 하면 주변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지곤 했다.
티코는 덤프트럭 뒤만 따라가고 즉 기름 냄새만 맡아도 나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작았다.
오죽하면 이름도 작다는 뜻의 티코였겠는가?
아득한 첫차의 기억이다.
젊음 만으로도 행복했다는 걸, 왜 그때는 몰랐을까?
왜 고민만 하고 웃지를 못했을까?
후회와 회한이 있지만,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이 아닐까? 하고 위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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