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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인생

아버지란 무엇인가(1)

by 에듀필라서퍼 2023.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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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아버지라는 단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아니 인식하지 조차 않았다. 지금까지 내 아버지를 한 번도 아버지라고 소리 내어 불러 본 적도 없는 그저 어이없는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 있다. 처음 나의 아버지의 모습은 엄마 옆에 있는 내 모든 것을 함께 하는 남자였다. 그런 그가 싫었다. 함께 먹는 밥상에서는 항상 아버지에게 양보하는 반찬들이 많았다. 그 밥상에서 나에게 양보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어린 나의 모든 것은 어머니에 의해서 좌지우지 되었다. 나의 어머니께서는 항상 내게 아버지 험담을 하셨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어머니의 하소연이였다. 어디고 그 서운함을 얘기할 곳이 없었던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밥상에서는 항상 아버지 먼저였다. 부끄럽게도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나의 어린 시절의 아버지 모습이었다. 참 말없는 아버지시다. 한 번도 대화를 해 본 기억도 없다. 

 

인류 역사상 아버지는 가부장적 단어 그 자체였다고 한다. 불이 발견되고 그 이후 인류는 사냥을 위해 아니 아버지들은 사냥을 위해 바깥 활동을 시작하였다. 생물학적으로는 아버지와 그 자식들의 관계는 거의 남과 같을 수 있다. 감정적, 정서적 유대가 전혀 없다면 말이다. 아이가 생기고 그 성장 과정에서 늘 함께 하는 것이 엄마이니 아버지가 가정에서의 설 자리란 없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대개의 동물은 아버지가 없다고 한다. 원숭이, 사자등 일부 동물을 제외하고 아버지라는 존재와 소임을 인지하는 동물은 찾기 어렵다고 한다. 생물학적으로 외력에 의한 위협에서 가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왔던 인류는 아버지를 이제 가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유교 사상이 지배했던 시대의 아버지는 그저 집안의 어른으로써 대접을 받는 아니 군림을 하는 존재였다. 개화기를 지나, 문명이 개방되고, 산업화된 사회에 들어서고, 남녀가 평등함이 당연시 되는 작금의 시기에 아버지는 과거의 아버지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현대에는 외력에 의한 위협보다는 경제적인 바깥 활동이 아버지의 역할이다. 경제권을 아버지는 막강한 권력을 가정에서 가지고 있다. 아들이 성인이 되기 전까지 물리력으로나 경제력으로나 감히 절대 권력인 셈이다. 아버지 세대만해도 가부장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권위의식에 가득했던 것도 사실이다. 서민 가정이었던 우리 집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싸우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목격했다. 마치 정글에서 숫사자와 암사자가 싸우는 듯한 모습을 말이다. (계속)